사설

세월호 실종자와 희생자 가족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진다. 온 국민의 간절한 염원에도 세월호 침몰 7일째 구조된 174명 외에는 생존자 추가 구조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지켜보는 국민들의 가슴도 미어지는데,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과 비통함은 오죽할까. 하지만 안타까운 눈물은 이웃을 위로하는 따뜻한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에는 승객 탈출을 돕다 숨진 승무원 박지영씨를 의사자로 선정해 달라는 누리꾼의 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선장의 무책임한 탈출에도 끝까지 승객을 돌보려다 희생된 박씨야말로 진정한 의사자다. 인천의 각급 학교 학생들은 쌈지돈을 모아 실종자 가족에게 생필품을 전달했다. 교원단체, 시민·사회단체, 기업체도 모임을 갖고 실종자 가족 돕기에 나서고 있다. 진도 해역과 실종자 가족이 모인 진도체육관에는 자원봉사 행렬이 이어진다. 남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희생하는 마음이 묻어난다.

나라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우리 국민은 하나로 뭉치곤 했다. 이렇게 국난을 이겨낸 경험이 어디 한두 번이던가.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아파하고 안타까워하는 것을 보면서 큰 재난일수록 더 뜨거운 동포애를 발휘하는 공동체 의식을 느낀다.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지는 법이다. 힘을 합칠수록 어떤 난관도 극복하기 쉬워진다. 지금이 바로 그럴 때다. 우리 국민은 힘과 지혜를 모아 세월호 참사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야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국민과 실종자 가족을 또 한번 피멍 들게 하는 패륜적 일이 벌어진다.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유언비어도 난무하다. 천인공노할 짓을 저지르는 이런 자들은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세월호 침몰 참사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걱정을 악용한 스미싱 사기 또한 끝까지 추적해 법의 엄정함을 보여야 한다.
실종자 가족들은 인터뷰에서 "근거 없는 소문이 가장 괴롭다"고 하지 않았나. 이런 행위는 실종자와 유족을 모욕하고 구조 수색에 차질을 주는 악질적 범죄다. 지금 우리는 비통에 젖은 실종자 가족에 온정의 힘을 모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