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승선권 확인하지만 형식적 … 사후약방문" 지적

세월호 참사 8일째인 23일 인천연안여객터미널을 찾는 여행객들이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연안여객선사도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 가면서 배편을 예약하기 위해 방문한 사람들도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후 2시30분에 덕적도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방문한 사람은 40여명. 덕적도 거주자를 제외하고는 여행객은 극소수였다. 그마저도 업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배를 타야 하는 사람들.

연안여객터미널 곳곳에는 승선시 안내문이 적혀 있다.

승선권 앞면에 적힌 인적 사항을 기재해야 하며 승선권은 1인 1매로 소지하라는 내용이다.

승선권에 적힌 인적 사항은 성명,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6자리, 전화번호다. 세월호 사건 이후 승선권 확인은 꼼꼼히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승선할 때마다 주민등록증을 확인해야 하지만 자주 보는 주민이라는 이유로 주민등록증을 제대로 검사하지 않고 있어 아직도 제대로 된 탑승 절차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또 승선 절차를 밟을 때 위험물 소지자를 확인해야 하지만 해경은 묵묵히 서 있을 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다.

아무리 주민이나 여행객들이 오가지만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사고를 예방하지 않고 본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방문한 탑승객은 미리 승선권을 꼼꼼히 적고 확인했다면 승객들과 실종자들의 확인이 더 빠르고 정확했을 것이라며 지금 제대로 쓴지 확인하는데 지금 해봤자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덕적도로 돌아가기 위해 배를 탄 한 주민은 "덕적도에 살고 있으니까 배를 탔지, 누가 이 시국에 여행을 가겠느냐"며 "배는 원래 흔들린다고만 생각했지 오래된 것을 계속 타거나 증축해서 고쳐서 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한편 세월호 사건 이후 다수의 관광객이 배 이용 편을 꺼리고 취소하는 반면 여행을 추진한 사람들도 있다. 친구 4명과 함께 여행길에 오른 김모(64)씨는 "약 1시간 정도 운행이기 때문에 그냥 탔다. 세월호 사건 때문에 불안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오래전 계획한 여행을 취소할 수 없었다"며 "다 여행을 가지 않으면 섬사람들 살기가 더 어려울 것 같아 오랜 논의 끝에 여행을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 여파로 다른 해운 회사도 피해를 보고 있다. 한 해운회사는 사고 이후 6월까지 대략 6000여명의 여행객이 배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유정아인턴기자 yja29@itimes.co.kr